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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체위에 쌓인 구더기 같은 스팸글들, 블로그는 만드는것보다 관리가 더 중요
    달을파는아이 2009. 3. 5. 20:21

    사람이 죽으면 시체가 된다. 시체가 되면 구더기가 꼬인다. 살아 숨쉬던 활기찬 내 몸은 구더기의 밥이 된다. 악취가 나고 직척거린다. 누군가의 사랑을 받던 몸뚱아리는 누구나가 꺼려하는 껍데기가 되었다. 구더기만이 몸을 구석구석 헤집고 다닌다.

    홈페이지도 누군가의 사랑과 관심속에 태어난다. 누군가의 희망이 되기도 하고 ,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기대를 한몸에 받던 홈페이지였지만 , 기대에 부흥하지 못해 버림받는다. 주인조차 찾지 않게 된 홈페이지는 시체와 같다. 아무런 역활도 못한체 멈춰 버린다.

    구더기들이 엉겨붙기 시작한다. 시체위에 쌓인 구더기같은 스팸글들이 게시판을 점령한다. 홈페이지가 썩어 들어가기 시작한다. 썩어빠진 홈페이지에 구더기들만이 꿈틀댄다.

    한때는 누군가의 추억의 글로 채워지고, 감탄의 아이디어가 넘치고 , 웃음이 영원할것같았던 곳이 창녀촌 골목마냥 싼 손짓만 가득하다. 누군가 지나가며 자기에게 눈길을 주길 바라는 쾡한눈의 아가씨처럼 , 눅눅한 공간에 스팸글만이 방문자를 기다린다.  

     

    얼마전 내 블로그에 스팸글이 달렸다. 1시간도 너끈한 강한 남성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호언장담한다. 한때 외국에서 무차별적으로 들어왔던 트랙백 폭탄이 유행한적이 있다. 지금은 필터기능이 강화되어서 해결되었다. 하지만, 한국 스팸글이 블로그에 달린건 처음본것같다.

    하나를 그냥 남겨뒀더니 똑같은게 또하나 더 달렸다. 일단 하나는 남겨두고 , 하나는 지웠다. 지우지 않고 블로그를 방치한다면 곧 위 게시판 사진처럼 역겨운 시체덩어리가 되어 버리고말것이다. 블로그는 안전하리라 생각했었는데,  블로그나라에도 구더기들이 스며들고 있나보다.

     

    블로그를 하는 이유는 보잘 것 없는 내 생각이지만, 다른사람과 공유하고, 다른사람의 다른생각을 듣고 싶어서이다. 댓글도 로그인 없이 열어두었다. 로그인 때문에 귀찮아서 놓치는 댓글이 아깝다. 누구나 들락거리라고 문을 활짝 열어두었다. 의도와는 달리 구더기가 들어온다. 마치 자기를 위해서 열어 둔 문인양, 너무나도 뻔뻔하게 들어온다.

     

    이 구더기는 인간의 감성을 가지지 않았다.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라고 예의를 차려봐야 소용이 없다. 기계구더기다. 사람의 목소리지만 체온이 느껴지지 않는 ARS 응답과 같다. 사람의 문자지만 , 아무런 따뜻함이 없다.

     

    이 기계적인 구더기때문에 댓글 문을 닫아야 할까? 망설여진다. 옛말대로 "구더기 무서워 장못담군다" 라고 할만하다.

     

    아직은 나의 노동력으로 감당한 수준의 공격이다. 눈에 띄는 즉시 즉시 지워준다. 방청소를 하는것처럼 블로그 구더기 청소를 한다. 하지만 이 한마리의 구더기는 곧 친구들을 불러올것이다. 구더기의 입소문은 엄청나게 빠르다. 주인이 내다버린 블로그가 있다는 소문이 나는 순간 끝이다. 향기로운 시체냄새에 취한 구더기들은 새로운 먹이감에 즐거운 비명을 지를것이다.

     

    한동안 자리를 비웠던 주인이 돌아왔을때는 이미 손을 쓸수없는 지경의 블로그를 만나게 될것이다. 배를 갈라보니 "온몸이 암덩어리야" 라는 의사의 대사처럼 , 관리자 모드에 들어갔더니 "온댓글이 스팸이야!" 라고 외치고 말것이다. 회생불능의 블로그는 그대로 썩어가고, 주인은 귀중한 몇개의 장기만 살려서 새로운 블로그에 이식할것이다.

    "이번엔 정말 정성을 다해서 관리할꺼야. 내가 이뻐해줄께~"

    그렇게 버려진 블로그는 썩어갈 뿐이다.

     

    홈페이지든, 블로그든 만들어 재끼는거보다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 농사를 짓듯 정성을 다해야한다. 물을 주고, 비료를 주며 사랑해주는것도 중요하지만, 잡초를 뽑아주는것도 중요하다.

    정성을 다해 글을 채워주고 스팸을 뽑아준다면 , 블로그는 고개를 숙이며 하얀 쌀을 줄것이고, 정성을 다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 구더기같은 스팸글에 포식당하는 시체가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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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파는아이 @ nalab.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