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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논술학원 강연, 정말 쿨한 형이 부모로 부터의 정서적 독립을 이야기 하다.달을파는아이 2012. 4. 21. 16:52
김어준형은 정말 짱이다. 다른걸 다 떠나서, 여고생들이 모여 있는 공간에서 거침없이 시발을 외치고, 섹스를 이야기할수 있다는것이 멋지다. 그 시발과 섹스가 전혀 천박하지 않고, 욕처럼 들리지 않는 내공. 정말 부럽다.
어떤 논술학원에서 (이런곳도 강연을 나가는가 하는 놀라움도 있지만.) 19세 아이들을 위해서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본다고 다 보는게 아니고, 듣는다고 다 듣는게 아니겠지만.. 딱 그 나이대에 한번쯤을 들어야 하는 진실들이라고 생각한다. 19세 아이들이 그 깊은 이야기 전부를 이해한다고 생각들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 쿨하게 진행되는 강연이고, 움직임도 별로 없지만 지루하다는 생각은 안든다. 그 중에 가장 공감하는 부분이 부모로 부터의 정서적인 독립이다. 어느순간 부모라는 단어로 가려진 안개가 걷히는날이 온다. 그 안개 너머로 초라하고 약해빠진 나약해 보이는 두 남녀가 보인다. 낳았으면 책임을 져야 할거 아니냐. 부모라면 당연히 이런 건 해줘야 하는거 아니야? 라는 말이 쏙 들어가는 순간이 온다. 그들도 나와 같은 인간이고 하루 하루를 버텨가고 있는 사람이라는 동물적인 공감대를 가지는 순간. 정서적으로 부모로 부터 독립한다.
의외로 나이가 든다고 해서 이런 독립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메트릭스 네오가 진짜 현실에 눈을 뜨기 위해 알약을 집어 삼키듯이 용기가 필요하니까.. 용기를 내는것보다 눈을 감아 버리는게 훨씬 쉽다.
부모가 자식에게 은연중에 주입하는 강제뿐만 아니라, 자식이 부모에게 주입하는 강제로 있다. 부모 스스로도 부모이기 때문에 받는 기대를 져버리지 못한다. 스스로는 전혀 즐겁지 않은 일을 애 굶기지 말아야 하는 압박에 해나가야 한다. 아이가 나에게서 분리되듯이 , 나도 아이에게서 분리가 되어야 한다. 한 인간들로써 만나지 못한다면, 서로가 서로를 깊이 이해할 수는 없으니까.. 서로 서로 같은 집에서 맞지 않는 가면을 쓰고 하는 연극. 그 속에는 부자연스러움만 넘친다.
원래는 20살이 되기 전에 깨달았어야 하는 것들이다. 나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30대가 넘어서야 알게 된다. 너무 멀리온것같은 기분이 든다. 어찌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모든 진로가 시작되어 버렸고, 브레이크를 밟기에는 너무 늦은 때에 깊은 깨닮음이 찾아온다. 아무것도 없었던 20대가 아닌, 엮이고 엮여버려 책임의 무게가 누르기 시작하는 30대 중반에 알게 된다. 그게 참.. 안타깝다.
하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나이 어린 때가 지금이다. 지금 내가 가장 젊다. 19세에게 쏟아낸 강연이 30대 중반인 나에게도 유효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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