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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를 타면 생각나는 황당한 일화
    달을파는아이 2011. 7. 12. 13:08

    10년도 더 된일이다. 


    회사에서 회식을 하러가고 있었다. 작은 차에 6명이서 옹기종기 모여 타고 있었다. 경성대 골목길에 접어 들었다. 좁은 골목에 한쪽으로 차들이 주차가 되어 있어, 더욱 좁았다. 


    골목을 1.756미터 남겨둔 시점에 하얀차가 한대 들어온다. 뒤로 빼라고 눈치를 줬지만,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서있다. 썬글라스를 끼고 두손을 핸들에 꼭 쥔 아가씨가 타고 있다. 차도 새차같다. 우리 6명은 초보라서 좁은 골목에서 후진을 못한다고 결론내렸다. 운전잘하는 우리가 뒤로 빼주기로 한다. 


    한참을 뒤로 후진했다. 트럭한대가 우리 뒤에 붙었다가 후진한다. 우리뒤에 총 3대가 후진을 한다. 초보아가씨는 우리 앞에 바짝 붙여서 거침없이 들어온다. 트럭이 오른쪽 골목으로 후진해서 들어간다. 승용차 두대는 왼쪽 골목으로 후진해서 들어간다. 우리는 차를 좀더 빼서, 골목 한쪽으로 겨우 댄다. 


    이렇게 20여분이 지났다. 모두가 진땀을 뺐지만, 초보에게 배려했기에 마음이 따뜻하다. 


    초보아가씨가 우리옆을 차를 멈춘다. 창문을 내릴려고 한다. “제가 초보라서 미안합니다.” 를 기대하며, 우리 6명은 입꼬리를 올리고 최대한 친절한 표정으로 “괜찮아요. 초보때는 다 그래요”를 준비한다. 


    창문이 열리고, 썬글라스를 낀 하얀 얼굴이 보인다. 


    “야이 쌍년아! 운전을 못하면 차를 끄질고 나오지를 마라 18” 

    (참고로 운전자였던 우리 사장은 여자)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자동차가 횡하고 달아난다. 


    정신을 차리기 까지 몇초가 필요했다. 상황을 판단하기에 몇초가 필요했다. 한동안 차안에 정적이 흘렀다. 내 귀가 잘못된건 아닌것같았다. 모두가 같은 벙진표정이었다. 서로의 벙진 얼굴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별 미친년이 다 있다는 화제꺼리는 그날 회식의 좋은 안주꺼리가 되었다. 





    오늘 재첩국을 먹으로 가는길에 쌍욕이 오가는 소리를 들었다. 차가 들어갈수 없게 주차한 차때문이었다. 웃기게도 , 주차를 잘못한 측의 목소리가 더 컸다. 젊은 여자 2명과 젊은 남자1명으로 구성된 3인조는 주차된 차때문에 차를 빼지 못한 나이많은 아저씨에게 쌍욕을 해대고 있었다. 나이많은 아저씨도 쌍욕을 날리고 있었다. 혼자서 3명을 상대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그냥 , 그 광경을 보고 있자니 .. 10년전 그날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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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파는아이 @ nalab.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