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이 늘어났다. 고쳐야한다. 샀던곳으로 갔다. 안경늘어난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원래 있어야 하는 누나가 없다. 나 신입입니다 라는 웃음을 짓는 덩치가 한놈 다가온다.
"안경테가 벌어져서요"
"아 저 주세요. 저쪽에서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음료수 한잔 드릴까요?"
"아뇨"
5분쯤 덩치가 당황한듯 서성인다. 한 급 높아 보이는 말끔한 아저씨가 다가온다. 쌍쌍바 분리되듯 1/2 로 나눠진 내 안경테를 들고 있다.
"죄송합니다. 고객님. 수리중에 안경테가 부러졌습니다. 다른 새 테로 바꿔드리겠습니다."
좀 더 나은 서비스. 헌테를 새테로 바꿔주는 놀라운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뿌듯함과 거만함이 얼굴에 서려있다.
당황한 얼굴의 나를 뒤로하고 말끔한 아저씨가 덩치를 부른다.
"고객님에게 새테 골라 드려라"
두 사람사이에 은밀한 신호가 오간다.
멀쭘멀쭘 다가온다.
10만원대 안경테가 누워있는 곳에서 서성이는 나를 보고 당황한 표정을 못감춘다.
"고객님 이건 어떠세요?"
5만원대 안경테쪽에서 하나 건져올리며 나의 시선끌기를 시도한다.
"괜찮네요"
"이건 어떠세요?" 어느새 3만원대 안경테쪽으로 옮겨간 덩치.
그의 난처함을 알기에 호응해준다. 이럴때 보면 난 참 신사다.
부러진 안경테가 선물받은 고가(?)의 안경테라서 망설였지만, 덩치가 추천한 녀석을 초이스한다.
한참뒤 안경알이 끼워지고, 새 안경테가 귀에 걸린다.
괜찮은거같다.
만족스런 서비스를 받고 간다는 얼굴을 해보여준다. 말끔한 아저씨가 만족스런 서비스를 제공했으니 만족하지? 라는 얼굴로 인사한다. 내가 나간뒤 닥쳐올 후폭풍에 잔뜩 쫄아 보이는 덩치도 어정쩡하게 인사한다.
집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를 탔다. 거울을 봤다.
안경테에 상표가 붙어있다.
요즘 SKT에서 안경도 만드나?
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