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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냉동고 수리공의 안타까운 죽음 , 기러기아빠와 승자독식사회
    달을파는아이 2008. 12. 10. 11:17

     

    오늘 아침부터 안타까운 뉴스 <<어느 냉동고 수리공의 안타까운 죽음>>이 하나 올라왔다. 세아들과 부인을 필리핀에 보내고, 자기는 고시원과 여관을 전전긍긍하다 사고로 죽었다는 이야기다. 이제는 너무 흔한 뉴스거리다.  너무 흔하고, 영화나 드라마나  시사프로그램에서 너무 많이 다루어져서 식상하기 까지 하다.

    너무 식상해져서, 이제는 무감각해진것같다. 이제는 당연히 유학을 보내야 하고 , 유학을 보내면 당연히 기러기 아빠가 되어서 돈보내는 기계가 되어야하는게 수순이다.

     

    친구의 이야기

    얼마전에 친구를 만났다. 아직은 애기가 3살밖에 안되고 어리다. 하지만 애기한테 쏟아 붓는 모습을 보면 기러기 아빠와 별 다를게 없어보인다.

    예전엔 6살되면 유치원에 보내고, 7살이 되면 학교에 입학하는게 수순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3살이 되면 어린이집에 보낸다. 심한사람은 1살 짜릴 조기교육을 시킨답시고 가정교사를 붙이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친구아이는 이제 3살인데, 들어가는돈이 장난이 아니란다. 아직 결혼 안한 나로써는 어떻게 감당을 하지? 라는 걱정이 덜컥들정도다. 친구는 니도 얼마안남았다면서 곧 돈버는 기계가 될거라며 웃는다.

    "기억도 못할텐데 어린 나이에 너무 투자하는거 아니냐? 그 돈 차라리 모아서 나중에 애가 20살넘어서 진짜 하고 싶은거 있을때 줘라"

    고 답답한 마음에 따졌다.  친구는 한숨을 내쉬면서 그게 잘안된다고 했다.

    막상 애가 눈에 보이고 , 옆에서 부인이 하자 그러면 남자 체면에 거절을 잘 할수가 없다고 한다. 체면도 체면이지만, 자기아이에게 저절로 퍼부어주고 싶어진다고 한다.

    그 말을 들으니 , 나도 그럴것같은 불안감이 들었다.

    지금은 부인이 아닌 여자친구지만, 여자친구가 하고싶어하는게 있으면 해주고 싶어진다. 자기 애라면 그 마음이 얼마나 더 클까?

     

    기러기 아빠

    기러기 아빠도 첨부터 유학을 보내야 겠다고 생각한건 아니었을것이다. 첨엔 남들보다 조금 더 좋은 유치원에 보내고, 남들보다 조금 더 좋은 학원에 보내고 , 그러다 유학까지 왔을것이다. 점점 빠져드는 수렁과 같은것이다.

    기러기 아빠도 자기 형편이 애들 세명이나 유학을 보낼정도는 아니라는걸 알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 단호하게 거절을 할 수 없었을것이다. 아니, 보내고 싶어하는 부인과 많이 싸웠을지도 모른다. 우리 형편에 그럴수 없다고 화도 내봤을것이다.

    아이들한테 가고싶은데 , 남들 다 보내주는 거 왜 못보내주냐고 원망도 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 몇일 몇날을 고민을 했을것이다. 남자들은 고민하기 시작하면 끝없이 고민한다. 해결책이 나올때 까지 고민을 한다. 그런데 그 고민의 해결책은 하나밖에 없다.

    보내주는것이다.

    보내주는 당일 공항에 와서도 "이건 아닌데.." 라고 되뇌였을것이다. 매달 고시원을 전전하며 , 돈을 붙여 줄때도 "이건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닌데.." 라고 생각했을것이다.

     

    승자독식사회

    댓글 분위기는 대부분이 기러기 아빠가 바보스럽다이다. 부인이 잘 못됬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 삐뚤어진 교육열이 문제라는 말도 나온다. 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나도 너도 모두가 바보스러운 기러기 아빠가 될 수 있다는게 문제다. 이 문제는 한사람의 사고방식을 올바르게 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우리사회가 승자독식사회이기때문이다. 승자독식사회에서는 1등이 모든걸 가져가 버린다. 1등이 아니라는건 아무것도 아닌것과 같다. 모두가 기를 쓰고 1등을 하려고 하지만 결국엔 1등은 하나뿐이다.

    예전엔 자기 동네에서 1등만 하면 되었지만,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1등을 해야한다. 세계화를 타고 점점 더 그 범위는 넓어지고 있다. 영어에 목을 메는 이유도 그럴것이다. 세계에서 1등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1등을 해서 승자가 되려면, 최소한 남들이 하는것만큼은 해줘야한다. 최소한 남들만큼이라는 기준이 우리나라에서는 강남부자들이다. 정말 옛말대로 황사따라가다 뱁새 다리 다 찢어지고 있는것이다.

    이런 말도 안되는 피터짐을 진정시켜줘야할 정부는 아예 발레를 하라며 , T자로 다리를 더 찢고 있다. 고통이 이루 말할수가 없지만, 모두가 어쩔수 없다는 분위기다.

     

    해결책이 있을까?

    세상이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승자독식사회는 더 심화된다. 인터넷 사용자가 많아 질수록 네이버의 트래픽이 다른곳보다 훨씬 더 급격하게 상승되는것과 같다. 사람들이 줄서 있는 식당에는 사람들이 더 버글거린다. 그 집에 맛이 있건 없건 상관없다. 사람들이 모이는곳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마련이다.

    <<승자독식사회>> 라는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은 상한선이다. 사람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더 이상 올라갈수 없는 상한선을 두는것이다. 약간은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일리가 있는 말이다. 어느정도 이상 올라갈수 없다면 사람들은 피터지게 경쟁하지 않을것이다. 좀 더 다양한 분야로 눈을 돌릴것이고,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곳에서 1등이 나올것이다.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은 없을까? 고민을 해봐야 할문제다. 더 답답한건, MB정권에서는 고민할 생각이 전혀없다는 점이다.

    얼마나 더 많은 기러기들이 날개를 꺽이고, 얼마나 더 많은 학생들이 잘못된곳에 인생을 투자해야만 이 전쟁이 끝이날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자면,  "영어를 배우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영어로 어떤 말을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 필리핀에 가서 영어를 배워봐야, 필리핀 사람만큼 잘 할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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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파는아이 @ nalab.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