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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군가의 로봇이 된다는건 ..
    머니머신 2012. 6. 5. 00:00




    사람들은 긍정으로 세상을 바라보려고 한다. 모든것이 잘될꺼야. 모든것이 잘될꺼야. 세상은 마음먹기에 달린거야. 성공한 사람들은 다 긍정적이야. 끝없이 중얼거리는 주문들. 찡그린 얼굴위로 웃고 있는 하얀탈을 매일 갈아끼우면서 산다. 


    희망을 이야기하지만, 오늘이 내일과 다르지 않고, 내일이 오늘과 다르지 않을거란 생각은 너무나도 힘들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점은 내일에 대한 기대를 가진다는 점이다. 내일도 오늘처럼 죽어라 일을 해야하면 살고 싶지가 않다. 내일은 오늘보다 여유로워 진다는 기대. 지하철 계단을 줄지어 오르는 양복과 스커트의 병사들이 가지는 기대다. 


    모두가 일을 향해 끝없이 달려간다. "어딜가나 마찬가지"라는 합의화는 필요없다. 어디가나 마찬가지인곳만 콕 집어서 증거를 들이 밀 뿐이다. 어딜가나 마찬가지는 아니다. 아무도 그런곳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위에 온통 그런 사람들뿐이니까.. 


    보려고 하지 않고, 있을거라고 상상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뇌는 걸러버린다. 눈으로 본다고 존재하는게 아니다. 뇌에서 걸려져 진짜 현실은 사라진다. 


    1년후에도 일을 하고 있을것이다. 휴가도 , 휴일도 없다. 세상이 돌아가는것을 느끼는것은 문뜩 보게 되는 거울속의 나다. 거울속의 나는 계속 늙어간다. 1년전에도 2년전에도 10년전에도 난 항상 같은일을 반복하고 있다. 


    어쩔수 없이 산다고 말하지만, 누구하나 어쩔수 없지 않은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노력도 공부도 새로운 행동도 없다. 동전을 차곡 차곡 쌓는다. 시간은 동전과 바뀌진다. 달라지는건 동전의 높이뿐이다. 공룡의 뼈가 모래위에 들어나듯이 훗날 얼어붙은 동전만 남을지도 모른다. 그 동전 마다 마다 남겨진 사람들의 지문은 잊혀진다. 그 지문속에 스며든 실망과 단념은 녹아 사라졌다. 


    앞으로도 그럴거란 기대는 실망으로 바뀐다. 가끔은 가슴이 죄어오는 육체적인 고통을 동반한다. 단념이라는 마음을 가질때도, 쿵쿵대는 심장은 멈추지 않는다.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지만, 서로의 자리만 지킬뿐 관심이 없다. 뉴스속 눈에 송곳이 박힌 강아지에게 보이는 연민도 한 공간에서 보여지지 않는다. 스케줄에 맞춰 달리는 기차처럼 줄지어 달려오는 일을 쳐낸다. 그리고 줄지어 기차처럼 달려간다. 서로에게 보이는 관심사는 겨우 일에 대한것일뿐이다. 


    로봇을 만들려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한다. 가끔 내가 누군가의 로봇이 되어 있다는 사실에 눈을 뜬다. 애써 외면하던 진실들이 피곤에 쩔어버린 육체를 뒤집고 올라온다. 차가워진 내 팔과 다리 심장의 나사들에는 피가 흐르지 않는다. 나는 로봇이 아니라고 소리없이 외쳐보지만, 아무도 듣지 못한다. 오히려 외치는 용기를 내지 못한다. 하루밤을 자고 , 그건 착각이고 꿈이었다고 생각한다. 몇일간 봉인된 그 진실은 또 내 등뒤에서 타고 올라 힘들게 한다. 


    몇일 아무생각도 할수 없을정도로 힘들었다. 몸은 녹초가 되어 기능을 잃었고, 마음은 찢어져 어두어져만 간다. 탈출에 대한 열망만으로는 벽을 뚫을수 없다. 누군가의 로봇이 되는 시간이 길어 질수록 탈출의 대한 두려움은 커지고, 숟가락을 들 힘도 사라진다. 



    누군가의 로봇이 된다는건 .. 동전을 먹고 시간을 토해내는 자판기가 되는것이다. 자판기는 행복할 시간이 없고 슬프다. 


    내가 로봇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로봇으로 만들어야한다. 로봇이 된 누군가의 괴로운 몸부림을 외면해야만 한다. 그 또한 슬프지만, 타인의 삶이다. 세상은 그렇게 겹겹히 쌓인 로봇들의 시간들로 이루어져 있다. 1초 1분 1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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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파는아이 @ nalab.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