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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시간을 갉아 먹는 쓰레기같은 책들.달을파는아이 2008. 5. 11. 11:28
한달에 책을 10권정도 읽는다. 여기서도 파레토의 법칙이 영향을 받는걸까? 10권을 사면 2권정도가 정말 좋은 책이고 8권은 그저그런책이다. 그리고 8권중에 2권정도는 정말 쓰레기 같은 책이다. 물론 누군가에겐 피가 되고 살이 되고 인생을 바꾸는 책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눈엔 쓰레기다. 그냥 돈은 둘째치고 읽었던 시간조차 아깝게 느껴지는 책들이다.
내가 가장 쓰레기로 취급하는 책들은 제목의 힘으로 성공한 책들이다. 겉만 윤기나는 수박을 갈랐더니 허연 속살만 있을때 느끼는 기분과 비슷하다. 완전 속았다는 기분이 든다. 불쾌하기 짝이 없다.
웃긴건 이런 책일수록 베스트셀러라고 불리는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것이다. 처음에는 제목의 힘으로 몇몇 사람들이 선택을 하고 , 그 몇몇 사람의 선택의 힘으로 다시 다른 사람들의 선택을 부르고, 그렇게 많이 팔리다 베스트 셀러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베스트셀러라는 이름은 더욱 큰 힘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여 무언가 대단한 책처럼 되어 버린다. 그나마 사람들의 선택으로 인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면 좋겠지만 서점과 출판사가 의도적으로 만든 베스트셀러가 속이 텅텅빈 경우에는 책을 갈기갈기 찢고 싶어질때도 있다.
두번째로 쓰레기같은 책은 좋은 책을 번역자의 미숙으로 잠오는 책으로 만들어버리는 책이다. 책을 읽는다는건 일종의 음악을 듣는것과 같다. 리듬을 타야한다. 좋은 번역서들은 한국사람이 적은것같은 착각이 들정도로 리듬감이 살아 있다. 걸리적 거리지 않고 읽어 내려갈수 있다.
하지만 번역이 엉망이면 책을 읽어내려가다가 무언가 턱턱 막히는 느낌이 있다. 음악을 듣는데 이어폰의 지지직거리는 잡음이 들리는것과 같다. 지지직거림을 참고 음악을 다 들을수는 있지만 제대로 음악을 즐길수가 없다. 짜증이 나고 즐거워야한 시간이 괴롭게 느껴진다. 분명 좋은 책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말하고 있는것같은데 잠이 오고 더이상 읽어내려가기 힘들다.
갈기갈기 찢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도 닦는 기분이 든다. 엄청난 진리를 위해 수행을 하며 읽고 있다는 기분이다.
세번째는 컴퓨터 관련 책이라는 명목아래 올칼라로 떡칠하고 가격만 열라 높은 책들이다. 이런 책들은 책의 주제와는 상관없이 항상 허접한 포토샵 강좌나 프로그램 소스가 몇십페이지에 걸쳐 나열된다. 페이지만 차지하고 아무런 쓸모가 없다. 책 내용상 없어도 아무런 상관이 없고 왠지 페이지 채우기라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이런 책들은 크기도 크고 무겁다. 머리는 나쁜게 덩치만 큰 사람을 대하듯 답답하기만 하다. 왜 언젠가 부터 컴퓨터 책들은 그렇게 커지고 비싸진걸까? 일반 책들의 2,3배다. 단지 몇챕터가 필요해서 사기에는 너무 억울한 기분이 든다. 자리만 차지한다.
영화를 고를때면 사람들은 제목과 예고편, 그리고 누가 나오는지 누가 감독인지를 보고 선택한다. 자신이 선택이 맞아 떨어져 정말 두시간을 즐겁게 보내고 나올때 그 상쾌함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예고편이 전체 내용의 전부고 , 진부하며 , 감독과 배우의 명성에 걸맞지 않을때는 불쾌함이 밀려온다. 두시간이 아까워서 주위 누군가에게 절대 보지말라고 말하게 된다.
책도 마찬가지인것같다. 쓰레기 같은 책들을 만나게 되면 답답하고 불쾌해진다. 아무리 잘골르고 골라도 이런책들은 꼭 한권씩 걸리지만 나름대로 피해볼려고 한다.
일단 되도록이면 베스트셀러를 피하려고 한다. 베스트셀러중에는 분명 좋은책들이 많다. 베스트셀러중에서도 사는 책들이 많다. 하지만 선택의 우선순위에서 베스트셀러는 나에게 있어 가장 마지막이다.
번역서의 경우는 중간에 아무곳이 펴서 한두장을 읽어본다. 그 페이지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쏙 들어온다면 번역이 잘된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 한두장인데도 먼가 걸리적거리고 도데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모를 경우에는 안산다. 노벨상 탄 사람이 쓴 좋은 책이라도 그건 한국에 온 이상 좋은 책이 아니게 되버렸기 때문이다. 다른 출판사에서 다른 번역자가 다시 낼때까지 기다리는수밖에 없다.
컴퓨터 책이라는 탈을 쓴 책들은 왠만하면 사지 않는다. 중간에 포샵이나 소스로 페이지를 채웠다는 생각이 들면 절대 사지 않는다. 그래서 놓치는 좋은 책들이 많을것같아 아쉬울때도 있다. 책들의 부피가 줄어들고 가격이 일반책들과 같아 지는 날이 와야만 내가 집어 들게 될것같다.
나는 한달에 백권읽는다는 "패턴리딩"의 백기락씨가 책을 고르는 방법을 쓴다. 이 방법은 자신의 무의식을 믿는것이다. 서점에 가서 책들을 보다보면 한눈에 쏙 들어오는 책들이 있는가 하면 훌텨봤을때는 쓰레기 같았는데 왠지 모르게 자꾸 나를 잡아 끄는것같은 책들이 있다. 그냥 지나칠려고 해도 자꾸 손짓을 한다. 다음번 서점에 갔는데도 자꾸 그 책이 눈에 밟혀 견딜수가 없다면 그 책은 실패할 확률이 매우 낮다.
인터넷서점에서 살 경우에는 리뷰를 꼭 본다. 리뷰중에도 출판사에서 의도적으로 적은 리뷰가 있을때도 있고 진심으로 감동받아 적은 독자의 리뷰가 있다. 잘 구분이 안갈때도 있지만 이때도 나의 무의식을 믿는다.이쁜 여자를 보고 이쁘다고 할때 우리는 눈이 몇센티이고 얼굴의 비율은 몇대몇이고를 생각하지 않는다. 바로 알수 있다. 물론 개인적인 관점과 취향은 다르다. 내가 고르는 책이기때문에 난 나의 직감을 믿는다.
요즘엔 리뷰보다 블로그글들을 많이 본다. 자주가는 믿을수 있는 블로거가 추천하는 책은 아무런 의심없이 장바구니에 넣는 경우가 많다. 내 블로그에도 허절하지만 리뷰를 올리곤 한다. 내 블로그를 보고 책을 선택했을때 만족하는 사람들이 있기를 바란다.
책을 100권을 읽으면 생각이 넓어 지고, 1000권을 읽으면 인생이 바뀐다고 한다. 누군가는 1000권을 읽으면 스스로 실패하고 싶어도 그럴수가 없다고 한다. 그 느낌이 너무 궁금하다.
어릴 땐 책이라곤 만화책만 보았다. 그러다 뒤늦게 책에 빠져들어 책을 읽고 있다. 책에 빠진지 6,7년이 다되어 가는데 직접 사서 모은 책이 400여권이다. 1000권을 별거 아닌것처럼 생각했는데 직접 해보니 너무나도 멀게 느껴진다. 올해 목표는 1년에 100권을 채우는것이다. 다행이도 1월달 부터 4월달까지 매달 10권이상 읽었다. 빨리 1000권을 채워야 겠다는 조급함이 들기도 하지만 올해 목표 100권을 먼저 채워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리 잘 선택해도 100권의 책중에 20권은 쓰레기 같은 책일것이다. 여러 종류의 쓰레기를 접해서 쓰레기를 집어 들지 않는 안목이 키워 지기를 바랄뿐이다. 우리에겐 너무나도 많은 좋은 책들이 있다. 쓰레기 더미속에서 그런 책을 찾아내는건 즐거운 일이다. 오늘도 쓰레기 속을 뒤지는것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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