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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녀시대 어플을 보면서 배우는 1등이 되는 마케팅 전략
    머니머신 2010. 4. 5. 09:57

    아이폰유저들이 그렇듯이 나도 목적도 없이 앱스토어를 돌아 다닌다. 아무 일 없이 지갑에 만원 넣고 마트를 어슬렁어슬렁 거리는 것과 비슷하다. 얼마 전에 앱스토어에 "소녀시대" 어플이 눈에 띄었다. 소녀시대 어플에는 블랙소시라고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는 "데빌런"의 티저동영상이 들어 있다. 카라,티아라,브아걸.. 수많은 걸그룹들이 소녀시대와 함께 전국시대를 만들어 가고 있지만, 소녀시대가 1등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소녀시대 어플에서 보았다.

     

    그들에게 진정 돈을 내미는 고객은 누구인가?

    내가 10대 20대때만 해도 가요계의 주 고객층은 10대,20대였다. 10대,20대가 활동하고 10대,20대가 소비했다. 그러던 것이 소비층이 달라졌다. 소비층이 변한이유는 20대때문이다. 지금 20대들은 88만원 세대로 불린다. 경쟁은 더욱 치열해져서 대학을 입학하자 말자 4년내내 공무원 공부와 어학공부에 매달려도 쉽게 취직이 어렵다. 20대가 돈 없고 다른곳에 신경쓸 여력이 없다는 것을 많은 기업들은 눈치를 깠다. 소녀시대를 키운 SM도 그 중의 하나다.

    몇 년 동안 투자를 하며 키워낸 소녀시대다. 그녀들을 시장에 내 놓았을 때 누가 사갈 것인가를 SM은 상당히 고민 했을 것이다. 주 소비층이었던 20대의 주머니가 가벼워졌기 때문에 다른 타겟이 절실해 졌다.  그들 눈에 30,40대가 들어왔다.  20대보다 주머니가 두둑하다. 나이가 들면서 재미있는 일도 줄었다.SM은 아이돌 가요계의 주소비층이었던 10대와 20대 초반의 시장에서 20대후반에서 40대에 이르는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20대 후반에서 40대를 변태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한 단어

    20대후반에서 40대에게 10대 걸그룹은 부담된다. 마음속으로는 열열히 응원하고 싶지만 주변 눈들을 의식하지 않 을 수가 없다. "30살이나 먹은게 걸그룹에 빠졌냐?"는 비웃음을 살수도 있고, 나이차가 엄청나게 나는 여자를 좋아한다는 로리타 변태로 오해받을수도 있다. 10대 걸그룹을  쉽게 들어내놓고 좋아할 수만 없는 나이대가 20대후반에서 40대다. SM는 고민한다. 20대후반에서 40대까지 마음 편하게 소녀시대 팬이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내가 보기에는 SM에 천재가 있다. 그 천재는 "삼촌팬" 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낸다.

    "아버지팬"도 아니고 "삼촌팬"이다. 아버지팬이라는 단어보다 젊어 보인다. 10대를 이성적으로 사랑하는 변태로 보이지도 않는다. 조카를 사랑스럽게 보는 삼촌이 떠오른다. "삼촌팬"이라는 단어는 20대후반에서  40대을 안심시켰다. 더 이상 변태로 취급받을 부담감이 확 줄었다. SM도 10대 걸그룹에 열광하려고 준비중인 삼촌팬들이 이렇게 많았을지는 짐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블루오션이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가요계에서 삼촌팬들은 세상에 없던 블루오션이었다.

     

    완벽한 타게팅으로 탄생한 “소녀시대”라는 이름

    타겟을 정한 SM는 그룹명을 고민한다. 지금은 소녀시대지만 그 당시에는 이름이 없는 준비생들 모임(?)이었다. 타겟을 삼촌팬으로 정한 이상 삼촌팬들에게 어필을 해야한다.수많은 이름들이 거론되었을것이다. 세련되고 멋진 이름도 많았을것이다. 여러 이름중에 “소녀시대”로 이름이 낙찰된것은 오로지 삼촌팬들 때문이다.

    소녀시대라는 이름은 일본의 모닝구무스메(아침의 딸)만큼이나 유치하지만, 삼촌팬에게는 이승철의 소녀시대가 떠오르며 입에 착감긴다. 낯설지 않은 이름은 삼촌팬들에게 쉽게 기억되었다. 다가가기 쉬운 상대처럼 여겨졌다.

    흔히들 소개팅에 나가면 이쁜여자면 최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너무 이쁘고 멋진 여자가 나오면 기가 팍 꺽이고 다가가기가 쉽지 않다. 넘을 수 없는 벽처럼 여겨진달까? 내가 사랑할수 없는 여자라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부담이 상당히 된다. 그런 삼촌팬들의 심리까지 소녀시대는 파악 했다. 일부러 유치한듯한 이름을 붙이고, 활동 초기에는 화장도 안시키고 내보낸 이유도 삼촌팬들때문이 아닐까?

     

    앱스토어에 나타난 갑자기 나타난 소녀시대 어플

    앱스토어에 소녀시대앱이 나타난건 우연이 아니다. 소녀시대가 만들어지고 부터 꾸준히 해오던 마케팅의 연속이다. 마케팅의 핵심은 아이템이 아니다. 소녀시대 마케팅의 핵심은 소녀시대가 아니라는 말이다. 고객이다. 즉 삼촌팬들이다. 아이폰의 주 구매고객은 20대 후반에서 40대초반이다.  단지 삼촌팬들이 몰려있는곳으로 온 것뿐이다. 특히나 아이폰을 질렀다는 건 새로운 것을 잘지른다(?)는 의미 아닐까?

    소녀시대앱은 처음에는 무료로 올랐다. 아이폰을 가진 사람들은 한번쯤 호기심에 받았을것이다. 지금 아이폰이 100만개를 돌파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 앱스토어에 올라오는 새로운 앱은 소수다. 그 말은 100만명 다수가 새로 올라오는 앱을 다운받는다는 말이다. 나중에 지우더라도 일단 받고 본다. 카라나 티아라는 모르고 있던 새로운 고객들이 아이폰속에 있었다. 소녀시대는 알고 있었다.

    무료로 올라온 앱은 새 앨범이 나오는 3월 17일까지 카운트다운을 하면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3월 17일이 되자 소녀시대앱은 업데이트가 되었다. 30초만 들을 수 있는 노래들이 생겼고 뮤직비디오 풀 버전을 가장 빨리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한마디 한다. "오빠 프리버전말고 정식버전 소녀시대앱을 다운 받으면 전곡과 프리버전에 없는 사진들까지 볼수 있어~ " 삼촌팬들에게 7000원이 대순가? 사실 노래만 따로 사도 6600원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어서 모르겠지만, 정식으로 다운 받은 삼촌팬들 꽤 된다고 본다.

     

    소녀시대 , 이 시대 1등이 가는 방법

    승자독식사회라는 말이 있다. 1등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사회다. 머리속 생각으로는 1,2,3등이 있으면 40,30,20% 정도 나눠먹고 20%는 4등 이하가 먹을 것 같지만, 실제는 다르다. 1등이 거의 80%, 극단적으로는 90%까지 먹고 나머지 10%를 2등이하가 나눠 먹는다. 이게 바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다. 카라가 2등 걸그룹이지만 인지도나 CF수는 1등 소녀시대를 따라가지 못한다. 소녀시대가 CF 10편 찍을 동안 카라가 1편 찍는 정도?

    1등이 되고 나면 또 좋은 점중에 하나는 도전자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더욱더 1등의 자리는 굳건해 진다는 점이다. 걸그룹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활동을 한다. 재미있는건 걸그룹들이 많아지면 질수록 걸그룹은 소녀시대 + ETC가 된다. 2등이하는 소녀시대같은 걸그룹처럼 보인다. 즉, 세상에 걸그룹은 소녀시대와 "소녀시대가 아닌 그룹"처럼 된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 걸그룹을 만드는 소속사는 절대적으로 소녀시대와 겹치면 안된다. "소녀시대가 아닌 그룹"처럼 보이면 안된다. 소녀시대 이후에 계속 나오는 걸그룹들이 어느정도 소녀시대를 벤치마킹한것 같다. 그 벤치마킹이 오히려 독이 될수도 있다.

    블루오션을 찾았으면 누구보다도 먼저 닻을 올려야한다. 1등이 누리는 혜택은 생각보다 엄청나다. 소녀시대는 삼촌팬이라는 블루오션에 가장 먼저 닻을 올렸고, 그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다른 걸그룹과 소녀시대의 차이는 기획력과 마케팅력의 차이다. 명확한 타겟과 컨셉.. 그리고 인기보다 진짜 돈을 지불하는 고객들이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이 다른 걸그룹을 넘어선다. 마케팅은 상품을 파는게 아니다. 마케팅은 고객을 정하고 상품을 거기에 맞추는 작업이다. 소녀시대의 성공은 그것을 증명한다.


    긴글에 치가 떨리시는 분들을 위한 10초 요약

    소녀시대의 성공은 실제 돈을 지불하는 고객인 20대후반에서 40대를 "삼촌팬"이라는 명칭으로 끌어들임으로써 변태로 보이는 불안감을 해소했기 때문이다. 소녀시대의 활동은 오로지 주 고객층인 삼촌팬에게 맞춰져 있다. 소녀시대앱도 그런 맥락이다. 소녀시대의 성공은 그녀들의 노력도 있지만 기획력과 마케팅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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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파는아이 @ nalab.kr